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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북유럽 중립국 핀란드 정부가 12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공식화했다. 나토에 가입하지 않고 중립국을 택하기로 한 지 74년만이다.
A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핀란드의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 산나 마린 총리는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핀란드는 지체 없이 나토 가입을 신청해야 한다"며 "나토 가입으로 핀란드의 안보가 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나토의 동진(東進)이 자국의 위협이 된다는 명분으로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는 오히려 나토가 더 동진하게 되는 역풍을 맞게 됐다.
핀란드 정부는 "핀란드가 회원국으로서 나토 전체의 동맹을 강화해줄 것"이라며 "(나토 가입) 결정을 위한 행정 절차는 앞으로 며칠 내에 신속하게 처리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총리가 같은 견해를 밝힘으로써 핀란드의 집권 연립 정당인 사회민주당 역시 15일 같은 취지의 결정을 발표할 거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핀란드는 유럽연합(EU)의 회원국이면서도 국경 1천300㎞를 맞댄 러시아와의 우호적 관계 유지를 위해 오랜 기간 중립국 지위를 고수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이후 서방 국방 동맹인 나토와 조금씩 협력 관계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또한 2월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에는 나토 가입에 대한 일반 국민의 여론도 찬성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었다.
최근 현지 여론조사에서 나토 가입에 동의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76%에 달했다. 반대는 12%뿐이었다. 뉴욕타임스(NYT) 6개월 전만 해도 찬성 여론이 20%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핀란드는 1939년, 1944년 러시아와 두 차례 전쟁을 치르는 과정에서 영토 약 10%를 잃은 과거사가 있어 우크라이나의 처지에 공감하는 국민이 많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핀란드의 나토가입 추진에 대해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덴마크는 당연히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따듯하게 환영할 것"이라며 "덴마크는 신청서가 제출되는 대로 핀란드가 신속하게 가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때 구소련의 통치를 받았으나 나토에 먼저 가입한 발트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도 환영했다. 가브리엘리우스 란즈베르기스 리투아니아 외무장관은 "발트 지역이 더 안전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핀란드의 인접국 스웨덴 역시 나토 가입 신청이 확실시된다. 블룸버그통신은 현지 언론을 인용, 스웨덴이 16일 나토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핀란드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가입 절차가 매끄럽고 신속히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이전부터 나토의 동진을 불허하겠다면서 발트 3국 등 동유럽에 배치된 나토 병력 철수를 요구했다.
그러나 오히려 핀란드,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하면 러시아로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나토의 동진을 부추긴 셈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나토 동맹국과 러시아 간 국경을 맞대는 부분은 러시아 전체 국경의 6%에 불과하지만, 스웨덴·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면 러시아와 나토가 직접 맞대는 경계가 현재의 배로 늘어난다.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이날 공동선언에 앞서 러시아가 어떻게 바라볼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러시아는 언제든 인접국을 공격할 준비가 돼 있다"며 "당신네(러시아)가 저지른 일이다. 거울 좀 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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